수술한지 1년하고도 4개월.
10월 30일경 익숙한 고통이 찾아 왔다. 
하지만 수술전과는 다른 패턴의 고통. 
통증은 점심이후부터 시작되어 저녁 8시까지 계속 되었다. 
괜찮아 지는듯 하면서도 다시 아파오는 통증. 
수술전처럼 식은땀이 나고 허리를 못펼정도로 배가 아프진 않았지만, 서서히 통증의 강도가 강해지고 있어 택시를 잡아타고 집에서 가장가까운 이대 서울병원응급실로 내원했다. 

X-Ray, 혈액검사 그리고 CT촬영. 
검사결과 수술부위에 유착증상이 보인다고 하여 금식후 입원이 필요하다고 소견이 나왔다. 
통증이 생각보다 심하지 않아 집에서 요양을 하면안되냐고 물었더니, 금식을 해야되기때문에 병원에 있어야 한다고 하여 입원을 진행하였다. 

이대서울병원은 지어진지 얼마 안되서 그런지 병원은 상당히 깨끗하고 좋았다. 
병실도 3인실이 최대수용인원이기 때문에 다인실처럼 복잡하고 시끄럽지 않았다. 
이대병원의 이미지 때문인지 아니면 개원한지 얼마 안되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비어 있는 병실이 많았다. 

늘 해왔던 것처럼 수액을 맞고 영양제를 투여한다. 
습관처럼 입원수속후에 나를 담당하는 의사가 어떤사람인지 궁금해서 이대서울병원홈페이지에서 의사의 이름을 검색해보았으나, 검색불가. 

다소 불안한 마음에 구글에서 의사이름 검색. 검색결과 갑상성/유방 전문의

응급실에서는 분명 소화기외과 교수님이 진료를 했던걸로 기억하는데, 입원후에 배정된 선생님은 소화기관계와 무관한 분이 배정되어 있었다. (큰 틀에서 저분도 소화기외과라고 할수 있는건진 모르겠다.)
불안한 마음에 회진시간에 선생님을 만나 내 상태를 정확하게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CT를 찍었으니 어떤 부분이 유착되었고, 수술부위에는 문제가 없는건지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돌아 오는대답은 '그런것 까지는 자세히 안나와요. 그냥 유착이 되셨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삼성병원에서 오랜기간 입원을 하면서 내배에 문제가 생겼을때마다 담당의 선생님들은 CT/X-ray 자료들을 띄워서 이부분이 문제가 있고 이런 양상을 띄고 있다고 늘 상세히 설명 해주셨다. 
그리고 불안한 마음에 수술에 대해서도 질문을 했다. 수술할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해.
답변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수술은 하게되면 삼성병원으로 갔으면 하는 뉘앙스.
전반적으로 귀찮고 골치꺼리인 환자를 다루고 있는다는 느낌을 지속적으로 받고 있었다. 

의사의 태도에 마음이 상한상태로 계속 입원치료를 받고 증상이 호전되어 퇴원예정일을 이야기 하는중에 의사에서 나온 한마디가 다시한번 내 마음에 큰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잘 나아서 다행이네요. 만약에 수술할 상황이 생기면 응급실에서 뵜던 교수님께 수술을 부탁한다고 이야기를 드렸었는데, 이 환자 배를 열게되면 대박이라고 그랬거든요(웃음)."

병원에서 지정해준 내 담당의가 응급상황이 생기면 본인이 수술을 하지않는다는 말도 어이가 없었지만, 수술을 부탁받은 의사가 환자의 상태를 가지고 대박이라고 표현하는부분이 굉장히 어이가 없었다. 
알고 있다 유착환자의 수술이 굉장히 번거로운 수술이라는거. 
하지만, 환자의 상태와 수술에 대해서 부정적인 말을 하며 대신 수술해주겠다는 그 의사의 마음가짐, 그리고 그 말을 환자에게 전하는 사람의 마음가짐은 도대체 어떤 걸까?
정말 내가 의료진을 믿고 이 병원에 다녀도 되는것인가? 하는 수많은 의문점들과 두려움이 피어올랐다. 

불안한 마음에 모든 자료를 달라고 하여 몇일뒤 삼성병원을 내원했다. 
담당의 선생님께 있었던 일들을 모두 말씀드리고 정확히 내상태를 알고 싶어 내원했다고 말씀드리니, 촬영된 CT자료를 보여주시며 수술부위가 일반적인 소장과 다른 모습을 띄고 있다고 말씀하시며, 이 부분애눈 원래 변과 가스가 차지 않아야되데 변과 가스가 간혹 차있는 경우가 생긴다고 하셨다. 
평소에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그 위치에 가스나 변으로 인해 막히는 증상이 생길경우 복통으로 발현되며 기존에 겪었던 장유착과 같은 유사증상을 느낄수 있다고 하셨다. 

모르겠다. 
어쩌면 내가 삼성병원에서 너무나도 좋은 선생님을 만난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대서울병원에서 겪었던 의사들의 태도와 병원에서 담당의를 지정하는 시스템은 환자에게 여타 동네의 다른 2차종합병원보다도 신뢰 할수 없는 병원이라는 느낌을 받게 하였다.
그리고 이제는 여러번의 사고 후에 변했을꺼라고 문제 없을꺼라고 생각하고 방문했던 나의 믿음은 깨졌으며, 이대병원이 왜 그런 사고가 터지는지에 대해 은연중에 공감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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